(천안=뉴스충청인) 김수환 기자 = 충남도 천안의료원이 채용공고 없이 임시직을 채용하고, 불과 두 달 만에 정규직으로 전환한 사실이 드러났다. 도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의료기관에서 벌어진 이번 사안은 단순한 행정 실수가 아니라, 공정과 정의를 거스른 중대한 배신이다.
이현숙 충남도의원이 최근 공개한 내용은 충격적이다. 천안의료원이 지난 3월, 아무런 공고 없이 이송요원 2명을 임시직으로 채용했고, 두 달 뒤 이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채용 내역은 도의회에 제출된 자료에서도 누락돼 있었다. 단순한 행정 착오라기보다는, 의도된 은폐로 의심할 만한 정황이다.
현행 ‘지방출자·출연기관 인사조직 지침’은 임시직 채용조차 공개경쟁을 원칙으로 명시하고 있다. 이는 공공기관이라면 당연히 지켜야 할 기본 책무다. 그러나 천안의료원은 이 원칙을 무시했고, 그 결과 도민의 신뢰 또한 함께 무너졌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번 사례가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제기된 수의계약 남용, 법인카드 유용, 관용차량의 사적 사용 의혹과 맞물리며 “혹시 또 다른 비공식 채용도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합리적 의심이 고개를 든다.
이에 대해 충남도는 “공고 없이 임시직을 채용한 사실은 확인됐다”고 인정했지만, 정규직 전환의 공정성 여부에 대해서는 “조사하겠다”는 원론적 답변만 내놨다. 그러나 지금 도민이 알고 싶은 것은 앞으로의 대책이 아니라, 이미 벌어진 이 사안이 어떻게 가능했는지다. 누가 어떤 근거로 이런 절차를 진행했으며,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공공기관의 신뢰는 하루아침에 쌓이지 않는다. 하지만 무너지는 데는 단 한 번의 불공정, 단 한 줄의 공고 생략이면 충분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형식적 조사나 내부 경고가 아니다. 도민 앞에 진심으로 사과하고, 신뢰 회복을 위한 근본적 제도 개선과 명확한 책임 규명이 뒤따라야 한다.
공정은 특혜보다 훨씬 쉽게 무너지고, 훨씬 어렵게 회복된다. 더 늦기 전에 제도는 정비돼야 하고, 책임은 분명히 물어야 한다. 그것이 도민을 위한 최소한의 책무이자, 신뢰 회복의 출발점이다. <저작권자 ⓒ 뉴스충청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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