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충청인) 김수환 기자 = 세종시와 세종시의회의 갈등이 단순한 정책적 이견을 넘어, 신뢰의 기반마저 위협하고 있다. 대화와 협치는 실종됐고, 정치적 긴장감은 어느덧 감정의 충돌로 변질됐다.
제98회 정례회 폐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고전력 데이터센터 유치 관련 긴급현안질문은 그 갈등의 서막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순열 의원은 주민 안전과 행정 절차의 불투명성을 지적하며 시 집행부를 강하게 압박했고, 이에 최민호 시장은 과학적 근거와 법적 정당성을 내세워 반박에 나섰다.
문제는 내용보다 방식에 있었다. 답변을 거부하는 의원, 공개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낸 시장, 그 사이에서 중재에 나선 의장. 이들의 모습은 정책 토론이라기보다는 감정 싸움에 가까웠고, 시민의 눈엔 씁쓸한 장면으로 각인됐다.
추가경정예산안 심의 과정도 갈등을 증폭시켰다. 시가 의욕적으로 추진한 빛축제 예산 4억 원이 전액 삭감되자, 최 시장은 본회의장에서 ‘전액삭감’이라는 표현을 힘주어 발언하며 유감을 표시했다. 시의회는 이를 두고 사전 협의와 설명이 부족했다며 행정의 소통 부재를 문제 삼았다.
누가 옳고 그르냐를 따지기에 앞서, 시민의 삶과 직결되는 사안이 갈등의 볼모가 되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세종시는 행정수도 완성과 국가 핵심 프로젝트 유치를 앞두고 있다. 이 시점에서 시정과 의회가 보여야 할 것은 각자의 입장 고수가 아닌, 공동의 미래를 향한 비전 제시다.
정치는 민심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 세종시는 민심보다 정파와 감정이 앞서고 있다. 이는 곧 시민이 소외되는 정치를 의미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명분 있는 반대’도, ‘강한 주장’도 아니다. 정책을 둘러싼 진지한 논의, 시민을 위한 진심 어린 협력이다. 시정과 시의회가 진정으로 시민을 생각한다면, 이제는 감정을 내려놓고 머리를 맞대야 한다. <저작권자 ⓒ 뉴스충청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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