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와 충남도가 ‘행정통합’이라는 중대한 여정을 앞두고 있다. 지난 9일, 대전시의회에서 열린 시·도의회 특별위원회 합동토론회는 그간의 추진 과정과 쟁점을 공유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함께 고민하는 뜻깊은 자리였다. 특히 양 시·도의회가 공동 주관하고 민관협의체, 연구기관, 실무 공무원까지 폭넓게 참여한 이번 토론회는, 단순한 절차적 논의를 넘어 통합 추진의 실질적인 첫 걸음이라 할 만하다.
“대전과 충남은 이미 하나의 생활권”이라는 말은 이제 수사적 표현을 넘어, 시민들이 체감하는 현실이다. 통근과 통학은 물론, 의료, 쇼핑, 문화생활, 교통까지 일상이 깊이 얽혀 있다. 대전과 논산, 계룡, 금산을 비롯해 서산과 대전을 잇는 고속도로, 홍성과 세종을 연결하는 광역도로망은 이미 행정구역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들었다. 겉으로는 구분돼 있어도, 실생활에서는 이미 하나의 공동체로 살아가고 있는 셈이다.
행정통합은 이러한 실질적 생활권을 제도적으로 통일시킴으로써, 지역 발전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결정적 계기가 될 수 있다. 대전은 첨단 연구개발과 행정 중심지로, 충남은 제조·생산 기반의 강점을 가진 산업 중심지로 자리하고 있다. 이 두 축이 하나의 체계로 결합될 경우, 연구개발(R&D)에서부터 생산·수출에 이르는 강력한 산업 생태계가 형성된다. 이는 국가균형발전의 대표 모델이자, 충청권 메가시티 구상의 실질적 토대를 마련하는 결정적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이 통합의 중심에는 ‘청년’이 있다. 지역 청년이 정착하고, 미래를 꿈꿀 수 있으려면 교육, 직장, 주거 등 삶의 기반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어야 한다. 대전이 보유한 일자리와 교육 인프라, 충남의 산업단지와 넓은 정주 여건이 하나로 묶일 때, 젊은 세대가 ‘떠나야 할 고향’이 아닌 ‘살고 싶은 지역’으로 이 공간을 바라보게 될 것이다. 행정통합은 그 자체로 지방소멸을 극복할 수 있는 실질적 해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비전도 시민의 공감 없이 완성될 수는 없다. 과거 대전과 금산 간의 통합 시도가 무산된 것도, 시민의 마음을 충분히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 통합 추진이 다르다는 것을 입증하려면, 보다 정교하고 지속적인 소통 전략이 필요하다. 설명회나 자료 제공에 그치지 않고, 지역 정체성과 자긍심을 아우르는 깊이 있는 담론이 함께해야 한다. 이재경 위원장이 강조한 ‘소통 기반’은, 단지 의견 수렴의 형식을 넘어 시민과 함께 통합의 철학을 설계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대전과 충남은 지리적 인접을 넘어 수십 년 동안 산업, 문화, 인재, 생활 전반에 걸쳐 긴밀히 연결돼 온 하나의 공동체였다. 이제는 이를 제도적으로 완성할 시간이다. 중앙정부의 지원과 법적 기반 정비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는 왜 함께해야 하는가’에 대한 시민과의 공동 응답이다.
행정통합은 이름을 하나로 합치는 일이 아니라, 미래를 함께 설계하고 새로운 길을 함께 걷는 일이다. 대전과 충남이 나란히 서서, 이제는 ‘생활권 통합’을 넘어 ‘운명공동체’로 도약해야 할 때다. <저작권자 ⓒ 뉴스충청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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