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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칼럼] 비중격만곡증

건양대병원 이비인후과 김종엽 교수

충청인 | 기사입력 2016/08/18 [09:29]

[건강 칼럼] 비중격만곡증

건양대병원 이비인후과 김종엽 교수

충청인 | 입력 : 2016/08/18 [09:29]

직장인 A 씨는 여름만 되면 콧물, 코막힘 등의 비염 증상에 시달린다. 올해도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고 사무실 에어컨이 가동되자 코가 막히고, 콧물과 재채기가 쏟아져 업무를 보는데 지장을 줄 정도였다. 중학교 3학년인 B 군은 요즘 들어 부쩍 코가 자주 막히고 이유 모를 두통에 시달린다. 머리가 무겁고 지끈거리는 증상이 잦아지고 안면통까지 나타나며 집중력도 떨어지는 것을 느낀다. 주부 C 씨는 코막힘 때문에 잠들기 전 뒤척이는 일이 많아졌다. 자고 일어난 후에도 개운하지 않고 지속적인 피로감이 느껴졌다. 또한, 코막힘과 함께 콧물이 목뒤로 넘어가는 증상이 발생하였다.

이 세 사람 모두 비염 약을 복용하였으나 증상이 좋아지질 않아 만성적인 비염일 것이라는 생각으로 이비인후과를 찾아갔다. 그러나, 모두 비중격만곡증 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병명 자체도 생소한 이 질환은 쉽게 말해 콧구멍과 콧속 비강을 둘로 나누는 칸막이인 비중격이 휘어져 생긴다. 비중격만곡증이 생기는 원인은 다양하다. 코뼈 골절 등 콧등의 외상 후 발생하거나 비부비동종양 등에 의한 압박으로 비중격이 휘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러한 경우는 비교적 원인을 쉽게 알 수 있는 경우이다. 하지만, 선천적인 원인을 포함하여 비중격만곡증의 뚜렷한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영유아 때의 외상으로 비중격의 탈구가 발생하거나 비중격연골의 미세 골절이 있는 상태에서 코가 급격히 성장하는 시기인 1-5세와 11-17세에 비중격만곡증이 쉽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중격만곡증의 주된 증상은 코막힘이다. 대개 비중격이 휘어서 좁아진 쪽의 코막힘을 호소하지만 양측의 코막힘이 번갈아 가면서 생기는 경우도 드물지 않으며, 경우에 따라 오히려 넓은 쪽의 코막힘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비중격만곡증에 의해 넓어진 쪽의 비강은 보상 반응에 의해 하비갑개의 점막이 점점 두꺼워지는 비후성 비염이 생길 수 있는데, 이러한 보상 반응의 정도나 알레르기비염 등 다른 질환의 동반 여부에 따라 코막힘의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

코막힘이 심하면 구호흡, 즉 입으로 호흡하는 증상이 동반되며, 머리가 무거운 증상, 집중력 저하에 따른 기억력 감퇴 등이 동반될 수 있고, 코골이, 수면 무호흡증과 같은 수면 장애가 생길 수도 있다. 이 밖에도 비중격만곡증은 후비루나 후각장애의 원인이 되기도 하며 잦은 코감기, 즉 급성 비염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또한, 비중격이 휘어진 정도가 심해 휘어진 부위가 비강 측벽을 지나가는 감각신경을 압박하는 경우 두통이나 안면통과 같은 통증이 수반되기도 하며, 비강 점막 표면에서 정상적으로 일어나는 코점액의 이동을 방해하고 비강 내 기류의 변화를 가져와 비부비동염을 일으킬 수도 있다. 또한, 비강내 기류의 변화는 점막을 건조하게 하여 비출혈 (코피), 가피 (딱지)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림 1. 좌측 비중격만곡증 환자의 비강 내시경 소견. A, 우측 비강(넓은 쪽), B. 좌측 비강(좁은 쪽)

비강내시경 (그림 1) 혹은 전비경(anterior rhinoscopy) 검사를 통해 쉽게 진단할 수 있으며, 환자의 뺨을 바깥쪽으로 당겼을 때 콧구멍이 같이 당겨지면서 코막힘이 호전되는 지를 확인하는 코틀 검사(Cottle test)도 진단에 도움이 된다. 또한, 비부비동염 등 동반 질환을 확인하기 위해 전산화 단층촬영(CT)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그림 2).
그림 2. 비강,부비동 전산화단층촬영(CT) 소견. A, 좌측 비중격만곡증 환자, B, 우측 비중격만곡증 및 양측 만성 부비동염 환자 (↑: 비중격 만곡 부위; ӿ: 만성부비동염 부위)

비중격만곡증이 있더라도 증상이 없고, 비부비동염과 같은 동반질환이 없는 경우 특별한 치료가 필요 없다. 일시적인 코막힘의 경우 비점막 수축제를 경구 복용하거나 생리식염수 제제의 비강 분무 등으로 좋아질 수 있으며, 비강이 건조하고 딱지가 많이 생기면서 동반되는 코막힘의 경우 안연고를 비강 내에 도포함으로써 증상이 좋아질 수 있다. 또한, 알레르기비염이 동반된 경우 스테로이드 스프레이 제제를 비강 내 분무하는 것 만으로도 코막힘이 좋아질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코막힘 등의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 비중격교정술이 필요하다.

수술은 전신 마취 또는 코 부분 마취로 진행하며 코 안으로 절개하여 휘어진 뼈나 연골부를 절제하거나 여러 교정술을 이용해서 휘어진 부위를 바로잡게 된다(그림 3). 많은 경우 비강의 넓은 쪽에는 하비갑개의 비대증이 같이 동반되므로 비중격 교정술과 함께 하비갑개 축소술을 같이 시행한다. 비중격 앞쪽과 위쪽의 만곡증이 심한 경우 코 안으로 시행하는 비중격교정수술 만으로 완전한 기능 개선이 힘든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경우 외비성형술 접근에 의한 비중격교정술이 필요할 수 있다. 비중격교정술 도중 제거되는 비중격 연골은 코성형을 할 때 가장 안전하고 자연스러운 성형 재료가 된다. 따라서, 최근에는 비중격만곡증과 함께 코의 변형 또는 코 모양에 대한 불만족이 같이 있는 경우 비중격만곡증을 교정하면서 코성형을 함께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그림 3. 비중격교정술 모식도. 대개의 경우 코 안 절개로 교정이 가능함.

비중격만곡증은 겉으로 확인 할 수 없기에 자가진단이 어렵다. 따라서, 위에서 나열한 증상이 있다면 가능한 조기에 이비인후과를 방문하여 전문가에게 진료 하고 상의해 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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