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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곳의 이야기를 소통의 창구로

박성효 한나라당 최고위원

충청인 | 기사입력 2011/05/02 [23:09]

낮은 곳의 이야기를 소통의 창구로

박성효 한나라당 최고위원

충청인 | 입력 : 2011/05/02 [23:09]

“정치가 국민들로부터 외면을 받는 건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겠죠”라고 말하는 박성효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최근 최대 현안인 과학비즈니스벨트의 충청권입지와 관련해 “한 번 한 약속은 반드시 지켜지는 그런 풍토가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박 최고의원은 “행정이든 정치든 국민의 행복과 국가의 발전을 위한 목표는 똑같다”면서 “지방행정을 했던 경험이 목표에 다가가는 데 도움이 되리라 본다”고 말했다.

이에 중앙정치인으로 변신한 박성효 한나라당 최고위원을 모시고 최근의 근황과 정치적 소견을 들어보았다.


- 최근 한나라당 지명직 최고위원을 맡았다. 행정가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한 소감은?

“다리를 놓는 사람은 자기가 건너기 위해서가 아니라 뒷사람을 위해 다리를 놓는다” 청년 시절 처음 읽고 평생 행정가로서 제 삶의 지표로 삼아온 말입니다. 이런 마음으로 공직생활을 했고, 대전시장이 되어서도 이 말을 결코 잊은 적이 없습니다. 당장의 인기보다 더 멀리 내다보고 일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당장의 인기에 연연하다보면 나중에 그 뒷감당은 시민들에게 돌아갑니다.

대전천을 복개하고 세워진 중앙데파트와 홍명상가를 35년 만에 철거하고 목척교를 복원한 일, 56년 만에 시내버스 노선을 전면 개편한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 것도 그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제기돼왔던 문제들이지만 시장이 선거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보니 감히 이 일에 엄두를 내지 못했던 겁니다. 시민들에게 당장의 불편을 감수하라고 설득해야 하는 데 그게 두려웠던 것입니다.

정치인도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행정이든 정치든 국민의 행복과 국가의 발전을 위한 목표는 똑같습니다. 지방행정을 했던 경험이 이 같은 목표에 다가가는 데 도움이 되리라 봅니다.


- 행정가로 걸어온 길을 잠깐 설명하면?

1979년 제23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했습니다. 공군 중위로 전역하고 대전시에서 공직의 첫 발을 내딛었죠. 이후 줄곧 대전에서만 공무원생활을 했습니다. 군 생활도 대전에서 했으니 대학 4년을 빼고는 대전에서만 살아온 셈입니다.

만 서른아홉에 대전 서구 청장을 지냈고, 최장수(4년6월) 경제국장, 최장수(4년5월) 기획관리실장을 역임했습니다.

아무래도 많은 분들이 박성효 하면은 박근혜 전 대표를 떠올리십니다. 2006년 5.31선거에서 박 전 대표의 “대전은요?” 한 마디가 승리의 결정적인 역할을 했으니까요. 그 고마운 마음을 담아 시장에 취임하면서 “일로써 보답 하겠다”고 약속했고 정말 열심히 일했습니다. 많이 바뀐 대전의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낍니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낙선을 하고 어떻게 지냈나?

낙선을 한 후에는 한동안 가족들에게 빚진 걸 많이 갚으려고 애썼어요. 일주일을 ‘월 화 수 목 금 금 금‘ 식으로 일만했으니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으니까요. 가족들과 못간 여행도 갔었습니다.

시장으로 있는 동안 사회적인 관심에서 벗어나면서 낙후되고 소외된 마을을 한 곳씩 선정해 주거와 복지, 문화와 교육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집중적으로, 속도감 있게 지원하는 무지개프로젝트란 걸 했습니다. 그 현장도 가봤습니다.

한나라당 지명직 최고위원에 선임된 이후로 일주일에 세 번씩 KTX로 서울과 대전을 오가며 바쁘게 보내고 있습니다. 충청권 몫의 최고위원인 만큼 지역의 여론을 중앙당과 정부, 청와대 등에 가가 없이 전달하는 게 요즘은 가장 중요한 일이 됐습니다.


- 중앙정치무대에서 처음 활동하는데, 단체장과 정치인의 차이는 무엇인가?

제가 평생 지방행정을 하다가 시장이 되었더니 많은 분들이 이제는 정치인이 되라고 말씀을 하셨어요. 아마 정치 쪽에 계시다가 지방선거를 통해 단체장이 된 분들은 이제 당신은 정치인이 아니니 행정가가 되라는 말씀을 많이 들을 것입니다.

사실 단체장은 중앙정치의 논리에 예속되지 않고 도시의 발전만을 생각하고 행동하는 게 옳을 겁니다. 그런데도 단체장에게 중앙의 정치논리에 소신을 밝히라는 요구가 많은 것도 사실이에요. 단체장이 중앙정치만 쳐다보고 있으면 그 도시가 발전이 되겠습니까?

사실 중앙정치무대에 있다가 단체장을 하게 된 분들은 오히려 중앙논리에 익숙하다보니 소소한 지방의 문제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이 분들에게 이제 그만 행정가가 되라고 하지 않습니까?

정치인이든 단체장이든 누구나 바라는 것은 우리 국민과 국가가 좀 더 행복해지는 모습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임무겠지요.


-향후 진로에 대해 고민이 많을 것 같은데...

최고위원이란 직책을 받는 순간 참으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입니다. 왜냐면 특별히 충청권에는 한나라당 현역의원들이 많이 안 계십니다. 특히 대전은 현역의원이 한 분도 안계십니다. 충청권의 여론을 중앙에 정확히 전달하고 충청권의 현안을 해결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도 클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충청권에서는 과학벨트 입지가 가장 큰 현안입니다. 과학벨트는 대통령의 공약이었잖아요? 세종시 문제처럼 신뢰냐 실용이냐의 문제도 아닙니다. 과학벨트는 신뢰적인 측면, 실용적인 측면에서 모두 충청권 입지가 정답입니다. 제 개인적인 진로보다는 당장 발등에 떨어진 현안부터 챙기는 게 도리가 아니겠습니까?


-요즘 충청권의 가장 큰 이슈라고 한다면 과학벨트 유치를 들 수 있습니다. 해결방안은 무엇이라 보십니까?

“충청도에서 표를 얻으려고 관심이 있었다. 공약집에 있었던 것도 아니다”라는 등의 대통령 말씀이 충청권의 감정을 크게 상하게 만들고 심지어는 분노하게 만들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과학벨트 문제의 본질은 정치적 신뢰이고, 한 번 깨진 신뢰는 다시는 회복하지 못한다는 것이죠. 우리 정치문화 선진화를 위해서도 한 번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하지 않겠어요? 심지어는 점심 약속에 늦게 와도 양해와 설명이 필요한 것인데 대통령께서 말씀하실 때 그런 느낌을 주지 못했습니다.

국민들이 정치판에 실망감을 느끼는 것은 정치인들이 자꾸 말을 바꾸기 때문 아니겠어요? 제가 기자회견을 통해 대통령께 말씀드렸듯이 이제는 대통령께서 일하는 대통령에서 믿을 수 있는 대통령이 되도록 힘써 주셔야 합니다.

정책의 일관성 측면에서도 교과부에서 발표한 내용이 있습니다. 과학벨트는 세종시를 거점으로 하고 주변을 기능도시로 해서 조성하겠다는 것이 그 내용입니다. 정부의 ‘5+2 광역경제권 발전구상’에도 세종시와 대덕R&D특구, 오송·오창을 연계해 한국형 실리콘밸리로 육성하겠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이런 모든 일관성을 볼 때도 과학벨트의 충청권 입지에 대한 합리성은 이미 검증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정치가 국민들로부터 많은 불신을 받고 있다. 정치신인으로 보는 한국 정치를 평가하면?

정치에 대한 불신은 권력에 대한 꿈만 가득하고 진정한 지도자가 없다는 데 있는 것 같습니다. 훌륭한 지도자는 비전을 제시하고 목표를 가지고 이끌어야 하는데 지금 우리 정치에 비전이 없는 것은 오로지 다음 선거만을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요즘 논쟁이 되고 있는 복지문제도 그렇습니다. 요즘 무상복지가 무슨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이야기들을 합니다. 옛날 시골장터에서 약장사의 말을 듣고 혹해서 약을 사먹은 사람이 배탈도 나고 부작용도 많이 생겼습니다. 무상이란 단어가 참으로 매력 있는 단어이긴 하지만 무책임할 수 있고 본질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자식이 예쁘다고 이것저것 다 사주다보면 나중에 그 빚이 결국엔 자식에게 돌아오지 않겠습니까?

제가 늘 강조하는 이야기지만 정치꾼은 다음 선거를 생각하고 정치가는 다음 세대를 생각합니다. 국가를 경영하는 측면에서 볼 때 단순한 인기위주로는 나라를 옳게 만들 수 없겠죠.


- 올해 우리 정치의 나갈 방향에 대해 한마디 한다면...

정치가 국민들로부터 외면을 받는 건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겠죠. 한 번 한 약속은 반드시 지켜지는 그런 풍토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논쟁이 됐던 세종시 문제만 해도 그렇습니다. 약속은 이익을 볼 때만 지키는 가치가 아니잖습니까? 설사 손해가 나더라도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합니다. 오히려 공약대로 세종시의 자족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했다면 많은 박수를 받았을 것입니다.

낮은 곳의 이야기를 많이 들음으로써 그것을 소통의 창구로 삼고 거기에 새로운 아이디어와 창의력을 더해 국가와 나라가 발전할 수 있도록 해나가야겠습니다.


- 내년은 총선, 대선 등 큰 정치행사가 예정돼 있다. 일부에서는 박 최고위원이 지역구에 출마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향후 정치적 방향은?

앞서도 말씀드렸듯 지금은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둘 상황이 아닙니다. 충청권 출신의 지명직 최고위원으로서 지역의 표심을 집결하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되겠죠.

이를 위해서도 과학벨트 등 충청권의 현안 해결이 중요합니다. 자칫 이 문제가 세종시의 재판이 되어서는 총선도, 대선도 기대하기 어렵지 않겠습니까? 최고위원으로서 한나라당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지역민들이 그런 한나라당의 진정성에 공감할 수 있도록 앞장서는 것이 제가 할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 Who is 박성효?

1955년 대전에서 태어나 평생을 대전 사람으로 살아왔다. 대전중·고와 성균관대를 졸업했고 대전대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석사, 행정학박사를 받았다. 1979년 제23회 행정고시에 합격, 공직에 첫 발을 내디딘 후 대전에서만 관료 생활을 한 정통 도시행정 전문가다.

- 2차례에 걸친 경제국장(4년 6개월)과 대전시 역대 최장수 기획관리실장(4년 5개월)의 경력이 말해주듯 경제·기획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대덕연구단지를 ‘대덕밸리’로 처음 명명했고 대덕R&D특구의 초석을 쌓았다.

- 39세의 나이로 관선 서구청장에 임명돼 일찌감치 자치단체장으로서의 자질을 인정받았고, 51세에 민선4기 대전광역시장에 당선돼 가난 끊는 도시재생사업 무지개프로젝트, 역대 최대 기업유치, 3천만 그루 나무심기, 3대 하천 살리기, 56년만의 시내버스 개혁 등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전국시도지사협의회 부회장, 광역시장협의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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