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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 맛집 탐방, 훈훈한 정 나누는 ‘맛수리 식당’

날씨가 쌀쌀해지면 떠오르는 ‘감자탕 한 그릇’

김수환 기자 | 기사입력 2021/12/06 [11:06]

서산 맛집 탐방, 훈훈한 정 나누는 ‘맛수리 식당’

날씨가 쌀쌀해지면 떠오르는 ‘감자탕 한 그릇’

김수환 기자 | 입력 : 2021/12/06 [11:06]


갑자기 날씨가 쌀쌀해지면 떠오르는 음식 하면 얼큰하면서도 뜨끈한 감자탕이 생각난다. 서산터미널에서 3분 거리 먹거리 골목 초입에 위치한 ‘맛수리 식당’을 찾았다. 특히 서산의 먹거리 골목은 소위 ‘맛집 골목’으로 오래전부터 유명하다. 주변에는 미식가들을 유혹하는 식당들이 즐비하다. 

 

식당 입구에 들어서자 내부 인테리어는 차분하면서도 깔끔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고 진한 육수의 향과 감자탕 특유의 구수한 냄새가 입맛을 사로잡는다. 

 

조금은 늦은 점심시간이지만 쇼핑을 마친 젊은 친구들이 수다를 떨며 감자탕을 비우고 있었고 그들 사이에 노부부가 땀을 닦으며 차분히 식사하는 장면이 눈에 띄었다. 한편에는 포장 주문을 하고 기다리는 손님도 있었다. 고향에 뿌리를 내리고 2대를 내려오며 감자탕집 ‘맛수리 식당’을 운영하는 박지연(50) 대표를 만났다.

 

# 상호가 ‘맛수리’인데 어떤 의미인지? 

‘맛수리’란 맛의 우두머리란 뜻으로 수리는 순수 우리나라 말로 우두머리란 뜻이에요. 

 

# 외식업에 나만의 경영철학이 있다면?

철학이라고 하기엔 좀 쑥쓰럽지만 손님에게 맛과 가격으로 행복하게 만드는 일? 아닐까요? 

외식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같은 마음이 아닐까 싶어요. 우리 식당에서 식사하시는 고객들이 행복한 기분으로 맛있게 드시고 건강하시길 바라는 마음이요. 

 

# 서민 음식인 만큼 저렴하면서도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 특별히 노력한 것이 있다면? 

가성비와 가심비, 모두를 잡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어요. 결론은 가맹비나 광고비 등 비용을 절감하여 저렴한 가격과 맛으로 손님들께 돌려드리는 것이 정답이라고 판단하여 과감하게 자체 브랜드로 원가절감을 하게 됐어요. 

 

# 식당을 하게 된 사연이 있다면? 

식당을 운영하게 될 거라는 생각은 단 한번도 해본 적 없었어요. 

의류업과 제조업에 관련된 일을 해왔어요.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외국에 나가는 일이 많았어요. 그런데 코로나 사태로 인해 해외 출입이 자유롭지 못한 상황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오래도록 이어져 오던 가업이 쇠퇴해가는 모습을 보고 속상했어요. 어머니의 건강도 전 같지 않고요. 예전의 활기찬 모습을 되찾고 싶다는 생각에 팔 걷고 직접 하나씩 배우다 보니 어느 날 이 자리에 있더라고요. 

 

# 맛을 내는 비법은 무엇인가?

그건......?! 기업 비밀이에요. (웃음) 며느리들도 몰라요. 

식당과 육류가공업을 병행하기 때문에 신선한 최상급의 뼈와 고기를 확보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고 누구나 조리 가능한 레시피를 만들었어요. 

레시피 만드는 작업은 정말 어려운 과정이에요. 수십 수백 번 음식을 만들어 먹어보고, 미세한 중량의 변화를 잡아내어 가장 맛있는 감자탕으로 상품화하는 과정은 어떤 어려운 실험에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각고의 노력과 시간이 투영된 결과물이에요. 주변인들도 “정말 고역이다” “정말 못 먹겠다”고 울면서 하소연 하는 직원도 계실 정도니까 (웃음) 정말 고맙지요. 

그분들의 노고가 있기에 지금의 ‘맛수리’가 있다고 생각해요. 

 

# 비법을 공개하기 어렵다면 조리과정이라도? 

손님들이 ‘맛수리’하면 국물이 맑고 살코기가 유난히 많다고 말씀하세요. 맑은 국물을 위해서는 무조건 핏물을 많이 빼내야 하며 질 좋은 고기를 사용하는 건 기본이에요. 24시간 찬물을 틀어 핏물 제거 작업을 해요. 물의 양 또한 어마어마해요. 지하수의 수질 관리 또한 철저히 하고 있어 안전함은 물론 물맛이 월등하게 좋아 맑은 국물에 한몫하지요. 고기의 질은 육가공을 병행하는 이점을 최대한 살려 해장국이나 감자탕에 들어가는 넉넉한 고기를 제공해 드리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철저한 냄새 제거 작업과 정확한 조리시간, 불의 세기 조절 이렇게 삼박자가 맞아야 개운하고 진한 해장국이 완성되는 거죠. 

 

# 다른 식당과의 차별점은?

중간에 상호가 바뀌면서 다른 식당인 줄 알고 왔다가 해장국 맛을 보고 예전의 맛이라며 기뻐하시는 손님들을 종종 봐요. 오랫동안 가족같이 근무하시는 직원분들 덕분에 어떤 손님은 초등학교 때 보았던 이모님이 아직도 계시는 걸 보면서 “맛도 사람도 여전하다”며 칭찬을 하시는 분도 계세요. 

특히 요식업은 어떤 업종보다도 유행에 민감해요. 누구나 만족하기에는 호불호가 있기 마련이어서 보편적인 맛을 추구하고 있어요. 

한때는 마라탕이 유행하면서 모든 음식에 마라맛을 더했고 또 불맛을 첨가한 음식들이 쏟아져 나올 때가 있었지요. 

트랜드에 민감한 업종이다 보니 무수히 많은 프랜차이즈가 생겨나고 또 없어지는 이유이죠. 

유행을 따라가기보다는 20전통의 고유의 맛을 잘 보전하여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편안하고 고향의 맛 같은 추억을 되살리고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시간이 지나도 추억할 수 있는 맛집으로 기억되는 식당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생각해요. 

 

# 메뉴를 추가할 계획은? 

물은 고이면 썩기 마련이잖아요? 아무리 맛집이라도 맛을 유지하기 위해 꾸준이 개발하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고객들에게 외면받기 마련이에요. 

다양한 미다어나 sns에서 쏟아져나오는 음식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고객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조금씩 변화를 추구하고 있어요. 

배달문화의 적합한 mz 세대의 입맛에 어울리는 찜을 개발했고 배달음식으로 적합한 감자탕 볶음밥 등 사이드메뉴를 점차적으로 늘려갈 계획입니다. 

또한 터미널 부근의 상권이 외국인들의 주거지 확대로 인해 다문화 가족들이 늘어나 외국인들에게도 거부감 없는 메뉴도 개발중에 있어요. 

 

#골목상권 상가 발전을 위해서 필요한 현안 및 노력하는 것이 있다면?

백종원님께 컨설팅 의뢰를 고민 중이거든요. (웃음) 

지역상권의 분리로 인해 고객이 현저히 감소하였고 이곳 터미널 먹거리 골목 점포들의 시설 낙후와 점주님들의 고령화 등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죠. 

혹자들은 맛만 있으면 어디든 간다고 하고 저 또한 가게를 운영하기 전에 같은 생각을 했지만 막상 가게를 운영하다 보니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하게 되고 돌파구를 찾으려 여러 방면으로 고심하고 있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몸소 느끼고 있어요. 

배달과 인터넷판매를 하려고 해도 준비 해야할 서류가 복잡하고 방법을 알지 못해 못하는 연세 드신 점주님들 또한 많으리라 생각돼요. 이런 분들을 위한 교육이 있었으면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해요. 

서산시에서 배달에 필요한 서류준비와 실질적으로 필요한 도구 및 방법 등을 교육해주는 프로그램을 서산시에 건의를 해보려고 해요. 

서산을 대표하는 먹자골의 옛 위상을 되찾고 신.구세대가 모두 즐길 수 있고 새로이 유입된 외국인들의 먹자골이 되기 위해서 다문화 이벤트나 젊은이들의 일자리 창출도 가능한 푸드트럭 데이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서산의 균형 잡힌 발전에 이루어졌으면 해요. 

혼자서는 절대로 이룰 수 없는 일이기에 골목상권의 점주님들과 한뜻을 모을 수 있도록 노력중이죠. 

 

박지연 대표는 “현재는 코로나19 여파로 먹거리 골목을 찾는 사람들이 많이 줄어든 상황이지만 점차 일상이 회복되면 다시 예전처럼 활기를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어려운 시기에 돌파구를 찾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서산시도 지역상권 살리기에 적극 힘써 주시기를 이 자리를 빌어서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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